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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칠월은... 아니, 팔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마트에서 파는 포도만 봤지 실제로 나무에 열린 포도를 본 건 오랜만이다. 청포도가 아닌건 알겠다. 포도 알 몇 개 보랏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비닐하우스 포도가 아니다. 스스로 비바람 이겨내고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설익었다. 이육사의 시처럼 칠월에 익는 포도가 아니다. 팔월에도 아직 설익었다. 추석 즈음이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 식탁에 오른다. 이육사 고향은 어디길래 칠월에 포도가 익었는가. 청포도는 좀 더 일찍 익나? 청포도 / 시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

6화. 키워드 '비(雨)'와 관련한 중국 에피소드

어제(8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100~300mm 물폭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확한 지는 모르겠으나 '100년 만의 폭우'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가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으며 비 피해로 인해 주택과 자동차 침수 그리고 인명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뉴스로 비 피해 소식을 접하니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다. 비(雨)와 관련한 작은 에피소드 중국 양저우에 사는 동안 어제오늘처럼 큰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우기에 접어들면 차(車)가 없는 나의 학교 가는 길은 '전쟁터'에 가는 심정만큼이나 비장한 각오를 해야 했다. 2015년 그즈음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상황은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살던 양저우는 그에 비하면 작은 도시였기 때문에 공중도덕과 위생 개념은 그다지 지켜지지 ..

현관문 쾅!!! 닫힌다면 도어클로저 확인 만으로 해결 가능!

오늘도 관리실에서 방송을 한다. "입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현관문 닫는 소리가 커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이후 생략)" 이런 내용이다. 누가 현관문 부서져라고 세게 닫겠는가. ... 아, 중2는 그럴 수 있으니 면제... 중2라고 다 그렇지는 않겠지...ㅎㅎㅎ 베란다 문을 열어놔서 자연의 힘으로 현관문이 쾅!!! 하며 닫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암튼 일부러 세게 닫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집도 그렇다. 중2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세게 닫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다니지도 않는다. 그런데 현관문 드나들 때마다 문이 세게 닫히는 바람에 쾅!!! 소리가 나서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친다. 현관문이 천천히 닫히지 않는다는 건 알겠는데 그 다음 해결책을 ..

매일 마시는 생수, 수질 부적합 판정 받은 생수일 수도 있다!

렌탈 정수기를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렌탈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렌탈 정수기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그래서 친환경 정수기로 유명한 브리타 정수기로 바꿨다.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다보니 이 또한 생각보다 단점이 많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 후 생수 유목민이 되었다. 수시로 마시는 500ml와 조리에 필요한 2L 번들을 배달 앱으로 주문한다. 패트병에 든 생수도 100% 믿음이 가는 건 아니다. 패트병에 든 생수를 마실 경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부(2021.12)에서 발표한 '먹는 샘물 제조업 허가 현황'과 관련한 '생수 수질 부적합 판정' 기사를 접했다. 깜짝 놀라 책상 위에 놓여있는 생수 브랜드를 자세히 살펴봤다. '(주)농..

tvN <유퀴즈온더블럭>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는?'...초등학생의 명언으로 본 우리 교실 풍경

tvN 中 레전드 찍은 초등학생의 명언. 초등학생이 생각하는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는? 잔소리 사절, 충고는 더 사절합니다 문화센터에 일찍 도착한 날, 교실엔 회원 한 분이 먼저 와 계셨다. 키가 작고 야윈 6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분이셨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두어 번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마스크 쓴 채 눈인사로 얼굴을 튼 사이다. 그날 그분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계셨다. 네크라인과 치마 끝단에 레이스가 달려있고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얇고 보드라운 거즈면 원피스였다. 내 눈에는 천사처럼 보였다. 나이 든 천사. 어린이 드라마에선가 본 듯한 할머니 천사의 모습이랄까? "정말 고우세요~" 했더니 좋아하셨다. 여자들은 원래 나이가 많든 적든 이쁘다는 말 들으면 다 좋아한다. 설령 빈 말이라 ..

[내돈내산 후기] 육개장 칼국수 맛있는 집|미추홀 도서관 옆 청수옥 신월초점

정말이지 양심에 손을 얹고 맹세한다. 육개장 먹으려고 일부러 맛집 찾아서 간 게 아니다. 미추홀 도서관 가는 길목에 우연히... 정말 우연히 식당이 딱 한 군데 있었고, 맛집 정보 없이 갔는데 대박 맛집이었던 집!!! 이것이 진실이라우~ 도서관 가는 길, 금강산도 식후경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더웠다. 그래서 일단 집을 나섰다. 집 근처 도서관은 규모가 작은데 방학 중인 학생들로 아침부터 만원이기 때문에 큰 도서관을 찾다가 미추홀까지 가게 되었다. 도로에서 보이는 미추홀 도서관 안내 간판을 따라 올라가니 구불구불 골목이었다. 골목길 안쪽으로는 신월 초등학교와 축구를 해도 될 만큼 큰 주차장이 있는 청수옥 식당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면 미추홀 도서관. 이랬다. 점심시간이 어중간했지만 일단 도서관에..

연차 쓴 딸내미랑 카페 '공차'에서 놀기... 공차 광고 모델 누군지 알아맞히기

음료 중 블랙밀크티를 알기 전부터 珍珠奶茶(쩐주나이차)를 먼저 알았기에 珍珠奶茶(쩐주나이차)라고 말하는 게 더 편하다. 珍珠奶茶(쩐주나이차)를 블랙밀크티라고 부르는지는 훨씬 후에 알게 되었다. 그것도 공차에서 말이다. 공차에서 파는 음료를 마시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는다. 공차 덕후인 딸내미 따라가서 딸내미가 사주는 공차 음료를 얻어마실 뿐. 가끔 가다 보니 갈 때마다 신상 음료가 출시되고, 딸내미는 마케팅에 홀딱 넘어가서 신상 음료를 마신다. 딸내미와 데이트 귀하디 귀한 연차를 쓴 딸내미와 쇼핑몰에 갔다. 밥 먹고 아이쇼핑을 했더니 무릎이 삐그덕거려서 잠시 쉬는 타임을 가졌다. 어디 앉을자리가 있나? 하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딸내미 눈에 먼저 딱 들어온 카페가 공차. 카페란 자고로 '음료를 마신..

머피의 법칙 - 내가 세차하면 왜 꼭 비가 오는 걸까?

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동네 목욕탕을 찾은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오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기에서 그녀가 날 왜 어이없이 바라볼까 - DJ DOC '머피의 법칙' 中 -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더니 하필 정기 휴무일이거나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을 일부러 찾아서 갔더니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 휴무일이래. 대형 마트도 그렇다. 첫 째, 셋째 수요일인지 둘째, 넷째 수요일인지 늘 헷갈린다. 설마 오늘 쉬는 날 아니겠지... 하고 가보면 어김없이 정기휴일... 동네 세차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며칠 전 주유하고 세차도 할 겸 동네 주유소를 찾았다. 나무 그늘 아래 세워둔 차는 조금 시원함을 준 대가로 먼지로 뒤덮여있어서 세차를 ..

'수영장 텃세'에 관한 기사를 읽고...텃세, 어느 조직에나 다 있더라

요즘 뭔가 꼼지락 꼼지락 바깥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세상 좋아져서 검색만 하면 온갖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나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언젠가는 수영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수영장 텃세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어 읽어보았다. 내용은 이랬다. 중급반에서 수영을 배우던 A 씨가 고급반으로 올라가자 고급반 총무 B 씨는 "고급반에 승급했으면 여기 있는 구성원들에게 떡을 돌려야 한다"며 대놓고 떡을 돌릴 것을 요구했다. 또 고급반은 수영모를 통일해야 한다는 이유로 인터넷보다 비싼 수영모 값을 보내라고 했다. 떡 돌리기를 거부하자 기존 회원들이 신규 회원을 괴롭히는 이른바 '수영장 텃세'를 부리며 괴롭힘이 시작됐다. 수영장 ..

학제 개편 만 5세 입학, 정말 괜찮을까?

'빠른 년생' 우리 아들은 2월 생이어서 한국 나이로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가 하나는 더 있을 정도로 키가 컸지만, 같이 입학한 8살 친구들에 비해 밥그릇 개수가 한참 모자라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더러 있었다. "동생인데 왜 우리랑 같이 공부하는거야?" "형이라고 불러라"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 일이 있다. 5월 생인 친구 딸은 그해 돌잔치를 했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말도 곧잘 했다. 같은 달에 우리 아들은 백일잔치를 했다. 백일... 이 세상에 태어난 지 백일... 어른들은 '하루 햇볕이 다르다'라는 말씀을 이럴 때 하셨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는 둘 다 같이 받았다. 그 당시 2월 생이지만 7살에 입학하지 않고 나이가..